“저 사람은 나보다 훨씬 잘하고 있는데 나는 왜 이 정도밖에 안 될까?”
SNS에서 다른 사람의 성공을 보거나, 친구의 경제적 상황과 자신의 현실을 비교하거나, 직장에서 동료의 성과를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 경험이 있을 수 있다.
비교는 인간에게 매우 자연스러운 심리적 과정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의 위치와 능력을 파악하고 때로는 더 나은 방향을 배우기도 한다.
문제는 비교가 참고 자료를 넘어 자신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때 시작된다.
계속해서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다 보면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보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잘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될 수 있다.
그 결과 자신의 가치관과 욕구를 이해하기보다 외부의 기준에 맞춰 자신을 판단하게 된다.
그렇다면 비교하는 습관은 어떻게 진짜 자신의 모습을 가리게 되는 것일까?
1. 사람은 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할까?
심리학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이나 의견을 판단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현상을 사회적 비교라는 개념으로 설명해 왔다.
객관적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수록 다른 사람은 자신의 상태를 판단하는 하나의 참고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달리기 기록처럼 숫자가 명확한 영역에서는 자신의 수준을 비교적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성공한 삶을 살고 있는가?”
“나는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는가?”
“나는 행복한 사람인가?”
같은 질문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
그래서 우리는 주변 사람이나 사회에서 주목받는 사람을 바라보며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기 쉽다.
비교 자체가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을 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거나 자신의 부족한 점을 파악할 수도 있다.
핵심은 비교를 정보로 사용하는 것과 비교를 자신의 가치로 사용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2. 비교가 반복되면 나의 기준보다 타인의 기준이 중요해진다
자신의 삶을 지속적으로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판단의 중심이 외부로 이동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원래는 안정적인 생활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더 높은 연봉과 사회적 지위를 얻는 모습을 계속 보면서 다음과 같은 생각이 생길 수 있다.
“나도 더 높은 직책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닐까?”
“나는 너무 뒤처진 것 아닐까?”
문제는 더 높은 목표를 갖는 것 자체가 아니다.
그 목표가 자신의 가치관에서 나온 것인지 비교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내면의 진아를 탐구할 때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신의 욕구를 이해하려면 먼저 ‘내가 원하는 것’과 ‘남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은 마음’을 구별해야 한다.
3. 상향 비교는 성장의 자극과 열등감을 동시에 만들 수 있다
자신보다 더 좋은 성과를 보이는 사람과 비교하는 것을 흔히 상향 비교라고 설명한다.
상향 비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저 사람도 해냈으니 나도 노력해 봐야겠다.”
라는 동기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교 대상과 자신의 차이가 너무 크게 느껴지거나 비교를 자신의 가치 판단과 연결하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저 사람은 성공했는데 나는 실패했다.”
“저 사람보다 부족하니까 나는 가치가 없다.”
이런 식으로 성과의 차이가 존재 가치의 차이로 확대될 수 있다.
여기서 반드시 구별해야 할 것이 있다.
‘저 사람이 나보다 특정 영역에서 좋은 결과를 냈다’와 ‘저 사람이 나보다 더 가치 있는 사람이다’는 전혀 다른 판단이다.
자기관찰에서는 이 두 가지를 분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4. SNS에서는 비교의 조건 자체가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
현대인의 비교를 이야기할 때 SNS를 빼놓기 어렵다.
온라인에서는 다른 사람의 여행, 성공, 좋은 음식, 멋진 집, 행복한 관계처럼 눈에 띄는 순간을 쉽게 접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사람의 삶 전체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반면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실패와 걱정, 경제적인 문제, 인간관계의 어려움까지 알고 있다.
결국 우리는 때때로 타인의 선택된 장면과 자신의 전체 현실을 비교하게 된다.
이런 비교는 출발점부터 균형이 맞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SNS를 보면서 자신의 삶이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진다면 즉시 자기평가를 하기보다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지금 그 사람의 삶 전체를 보고 있는가, 아니면 일부 장면만 보고 있는가?”
5. 비교는 ‘원하는 것’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바꿀 수 있다
비교의 또 다른 특징은 이전까지 필요하지 않았던 것을 갑자기 필요하게 느끼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친구가 좋은 자동차를 샀다.
처음에는 축하했다.
그런데 며칠 뒤 자신의 자동차가 갑자기 부족해 보이기 시작한다.
또 다른 사람이 높은 직책으로 승진했다.
그전까지 현재 업무에 만족하고 있었지만 갑자기 자신의 위치가 초라하게 느껴진다.
이런 순간에는 다음 질문이 유용하다.
“저 사람이 이것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나도 이것을 원했을까?”
이 질문은 비교에서 만들어진 욕구와 자신의 원래 욕구를 구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6. 비교가 심해지면 자신의 성장도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기준으로 자신을 평가하면 한 가지 문제가 더 발생한다.
자신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놓치기 쉽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년 전보다 실력이 크게 향상되었더라도 항상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과 비교한다면 계속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비교 대상은 끝없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연봉이 올라가면 더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 보이고, 실력이 좋아지면 더 뛰어난 사람이 보인다.
그래서 자기 성장을 확인하려면 비교의 기준을 일부 과거의 자신으로 옮길 필요가 있다.
“6개월 전의 나는 무엇을 어려워했는가?”
“지금은 무엇을 할 수 있게 되었는가?”
“예전보다 어떤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는가?”
이런 질문은 경쟁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실제 변화를 확인하게 해준다.
7. 비교 속에 숨어 있는 욕구를 발견한다
그렇다고 비교하는 마음을 무조건 없애려고 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비교가 자신의 욕구를 발견하는 자료가 될 수도 있다.
어떤 사람을 보면서 유난히 부러운 마음이 든다고 가정해 보자.
그때 단순히,
“나는 질투하면 안 돼.”
라고 생각하기보다 한 단계 더 들어가 볼 수 있다.
“나는 저 사람의 무엇이 부러운가?”
돈일까?
자유롭게 사용하는 시간일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모습일까?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모습일까?
예를 들어 처음에는 돈이 부럽다고 생각했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실제로는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삶’이 부러웠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비교가 알려준 자신의 핵심 욕구는 돈이 아니라 자율성일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비교를 자기비판이 아닌 자기관찰의 자료로 사용하면 자신의 가치관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8. 비교하는 순간 사용할 수 있는 5가지 질문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면 다음 질문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첫째, 나는 지금 무엇을 비교하고 있는가?
돈, 외모, 직업, 능력, 인간관계처럼 비교 대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한다.
둘째, 비교한 뒤 어떤 감정이 생겼는가?
부러움, 불안, 열등감, 초조함 등을 관찰한다.
셋째, 내가 부러워하는 핵심은 무엇인가?
겉으로 보이는 결과가 아니라 그 결과가 의미하는 가치를 살펴본다.
넷째, 아무도 이것을 알아주지 않아도 나는 원하는가?
타인의 인정과 자신의 욕구를 구별해 본다.
다섯째, 과거의 나와 비교하면 무엇이 달라졌는가?
외부 경쟁에서 자신의 성장으로 관점을 이동한다.
이 다섯 질문을 반복하면 비교가 일어나는 순간을 자신을 비난하는 시간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는 시간으로 바꿀 수 있다.
비교를 줄이기 위한 현실적인 자기관찰 연습
일주일 동안 ‘비교 기록’을 작성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록은 복잡할 필요가 없다.
비교 대상 → 감정 → 부러운 점 → 숨은 욕구 → 나의 가치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기록할 수 있다.
비교 대상: 자유롭게 여행하는 사람
감정: 부러움과 답답함
부러운 점: 원하는 장소에서 일하는 모습
숨은 욕구: 시간과 장소의 자유
나의 가치: 자율성
이렇게 기록하면 “나는 저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자유와 자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구나”라는 자기 이해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다음 단계에서는 자신의 현실 안에서 그 가치를 조금이라도 실천할 방법을 찾아볼 수 있다.
비교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비교는 인간에게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심리적 과정이기 때문에 모든 비교를 완전히 없애겠다는 목표는 현실적이지 않을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비교가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그것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이다.
비교를 자신을 공격하는 도구로 사용하면,
“나는 부족하다.”
라는 결론으로 끝난다.
하지만 비교를 관찰의 자료로 사용하면 질문이 달라진다.
“나는 왜 이것을 부러워하는가?”
“그 안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욕구는 나의 가치관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이 질문은 비교의 방향을 타인에게서 다시 자신에게 돌려놓는다.
진짜 나를 찾으려면 비교의 기준을 내려놓아야 한다
내면의 진아를 찾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보다 특별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의 삶을 기준으로 자신을 정의하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성공이 높은 소득이라면 다른 사람에게는 자유로운 시간이 될 수 있다. 누군가에게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면 다른 사람에게는 새로운 경험과 성장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삶’에 하나의 정답이 있다고 가정하고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면 자신의 기준은 점점 흐려질 수 있다.
비교하는 순간에는 잠시 멈추고 이렇게 질문해 보자.
“저 사람이 가진 것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그 사람보다 뒤처지고 싶지 않은 것인가?”
그리고 한 번 더 질문해 보자.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다면 나는 어떤 삶을 선택하고 싶은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삶의 기준을 외부에서 내부로 조금씩 옮기는 것이다.
진짜 나를 발견한다는 것은 남보다 나은 나를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비교하지 않아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