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진짜 나를 잃어버리고 살아가는가

“나는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가?”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이런 질문이 떠오를 때가 있다. 분명 내가 선택한 직업이고 내가 만들어 온 삶인데도 이상하게 자신의 삶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묻는 질문에는 쉽게 대답하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지는 지나치게 신경 쓰기도 한다.

이런 상태를 단순히 ‘자신을 잃었다’고 표현할 수 있지만, 조금 더 깊이 살펴보면 그 안에는 자아 형성, 사회적 역할, 타인의 기대, 비교와 인정 욕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살아가면서 진짜 나의 모습을 잊게 되는 것일까?

1. 우리는 타인의 기준을 배우며 성장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가치관을 완성한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학교, 친구, 사회생활을 거치면서 무엇이 좋은 행동인지,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져야 한다.”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된다.”

이러한 기준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외부에서 배운 기준이 자신의 가치관보다 강해지면 문제가 달라진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원하는 것’보다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2. 사회적 역할을 나 자신이라고 착각한다

우리는 한 사람이지만 동시에 여러 역할을 가지고 살아간다.

가정에서는 부모나 자녀가 되고, 직장에서는 직원이나 관리자, 사회에서는 친구나 이웃이 된다.

이러한 사회적 자아는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 문제는 역할이 나의 전부가 될 때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인정받는 것을 자신의 가치와 동일하게 생각한다면 직업적인 실패를 경험했을 때 단순히 업무에서 실패한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이 실패했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내면의 진아를 탐구할 때는 먼저 이렇게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역할을 모두 제외하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이 질문은 직업이나 지위가 아닌 자신의 성향과 가치관을 바라보게 한다.

3.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선택을 바꾼다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 자체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이다.

하지만 인정이 모든 선택의 기준이 되면 자신이 원하는 것과 타인이 원하는 것을 구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어떤 목표를 달성했을 때 기쁨보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면 외부 평가가 자신의 선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때 도움이 되는 질문이 있다.

“아무도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고 해도 나는 이것을 선택할 것인가?”

답을 억지로 정할 필요는 없다. 질문에 대한 자신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자기 탐색이 시작될 수 있다.

4. 끊임없는 비교가 자신의 기준을 흐리게 한다

다른 사람과의 비교도 진짜 자신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특히 우리는 다른 사람의 삶을 보면서 자신의 현재 위치를 판단하기 쉽다.

누군가 더 좋은 직업을 가지고 있거나 더 많은 것을 성취한 모습을 보면 원래 만족하고 있던 자신의 삶까지 부족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러한 비교가 반복되면 중요한 변화가 생긴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라는 질문보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뒤처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더 자주 하게 되는 것이다.

자기 탐색에서는 비교의 방향을 외부가 아니라 과거의 자신에게 돌려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어제보다 무엇을 이해하게 되었는지, 이전보다 어떤 선택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5. 바쁜 삶은 내면을 관찰할 시간을 빼앗는다

진짜 자신을 이해하려면 생각을 관찰할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대인의 일상은 해야 할 일과 외부 자극으로 가득하다. 아침부터 밤까지 업무와 인간관계, 각종 콘텐츠를 접하다 보면 혼자 조용히 자신의 생각을 바라볼 시간이 부족해진다.

문제는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사라질수록 외부의 기준을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이기 쉬워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 탐색을 위해 반드시 특별한 장소를 찾아갈 필요는 없다.

하루 10분 정도라도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조용히 앉아 다음 세 가지를 기록해 볼 수 있다.

  • 오늘 가장 마음이 편했던 순간은 언제였는가?
  • 오늘 하기 싫었지만 타인의 기대 때문에 한 일은 무엇인가?
  • 아무런 평가를 받지 않는다면 나는 무엇을 하고 싶은가?

이러한 기록이 반복되면 자신의 감정과 행동에서 일정한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

6. 진짜 나를 잃어버렸다는 신호

자신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판단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 다만 자신의 삶을 점검해 볼 만한 몇 가지 신호는 존재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쉽게 대답하기 어렵거나, 중요한 결정을 할 때 항상 다른 사람의 의견부터 찾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결과를 얻었는데도 만족감이 오래가지 않거나 혼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자신의 내면을 살펴볼 계기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이런 모습을 발견했다고 해서 자신을 비판하지 않는 것이다.

자기 탐색의 목적은 잘못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왔는지를 이해하는 데 있다.

7. 진짜 나를 찾는 것은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다

많은 사람이 ‘진짜 나를 찾는다’는 말을 특별한 정체성을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짜 자신을 찾는다는 것은 어느 날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과는 다르다.

오히려 지금까지 자신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던 요소들을 하나씩 구별해 보는 과정에 가깝다.

이 선택은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가?

나는 왜 이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무도 평가하지 않아도 계속하고 싶은가?

이 질문들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의 가치관과 외부에서 받아들인 기준의 차이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내면의 진아를 찾는 첫걸음은 관찰이다

우리가 진짜 나를 잃어버리는 이유는 사회적 자아가 존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이상 다양한 역할을 갖는 것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일이다.

중요한 것은 사회적 역할과 자신의 본질을 동일하게 여기지 않는 것이다.

직업도 나의 일부이고, 가족 안에서의 역할도 나의 일부이며, 다른 사람이 바라보는 모습 역시 나의 한 부분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어느 하나만으로 나라는 사람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내면의 진아를 찾아가는 첫 단계는 거창한 변화보다 ‘관찰’에서 시작할 수 있다.

내가 무엇을 선택하고 있는지, 왜 그것을 선택했는지, 어떤 순간에 편안함을 느끼고 어떤 상황에서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지를 천천히 살펴보는 것이다.

진짜 나를 찾는다는 것은 세상을 떠나 혼자가 되는 일이 아니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면서도 타인의 기대와 자신의 욕구를 구별하고, 사회가 정해준 기준과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구분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구별이 가능해지는 순간부터 우리는 “사람들이 원하는 나는 누구인가?”가 아니라 더 본질적인 질문을 시작할 수 있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살아가고 싶은가?”

그 질문에 자신만의 답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바로 내면의 진아를 찾아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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